고요 속으로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갤러리]

2019년 09월 30일 - 2019년 12월 28일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갤러리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갤러리는 개관 세 번째 전시로 <고요 속으로: 류장복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류장복 작가는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자신의 감상을 회화 또는 드로잉의 형태로 남깁니다. 그의 작품 제목에는 ‘아침’, ‘정오’, ‘오후’, ‘여름’ 등 시간을 나타내는 어휘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작가가 아무리 평범한 공간 안에서도 어떤 순간만이 주는 특별한 감각을 포착해 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주변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류장복 작가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두드러지는 점은 푸른색의 활용입니다. 나뭇잎의 초록색, 광활한 바다의 파란색에서 알 수 있듯이 푸른색은 자연을 상징하는 색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짙은 초록색, 하늘색, 연두색 등 푸른색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작품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작품들은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정서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소재는 화면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기둥의 존재입니다. 그것은 거대한 건축물의 기둥이기도 하고, 집 안의 창틀이기도 합니다. 세로로 길고 두툼한 기둥의 존재는 마치 전체 화면을 지탱하는 듯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안정감을 줍니다. 초록빛의 색채와 기둥의 어우러짐은 마치 여유로운 한낮에 나무가 울창한 풍경의 창밖을 내다보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한편 그의 회화에 자주 등장하는 조각상은 기둥과 같이 정적인 느낌을 전달하면서도, 일상적 풍경에 환상적인 느낌과 상상력을 더해줍니다.

류장복 작가는 회화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그것을 감각적으로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또한 작가처럼 주변의 사물들을 보다 새롭게, 자기만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전시부문: 회화 20점
참여작가: 류장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