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옥진 컬렉션

2015년 08월 12일 - 2015년 09월 20일
전시실4

서울대학교미술관은 2006년 개관 이래 국내외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다양한 소장품을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전시, 연구해 왔습니다. 이번 연도에는 부산 공간화랑 신옥진 대표가 꾸준히 수집해온 미술작품 64점을 서울대학교 미술관에 흔쾌히 기증함으로써, 미술관은 보다 폭넓은 작품들을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기증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기증의 공적 가치를 기리는 의미로 <신옥진 컬렉션>전을 개최합니다.
역사적으로 인류문화에 기여해 온 미술품들은 소장가들의 자택이나 사적 영역에 격리되어 일반 관객의 눈길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이들의 영단에 의해 공공 미술관에서 전시되거나 때로는 기증되어 개인이 아닌 전인류의 소중한 재산으로 재편입되는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이 같은 주요 미술작품의 소유에 대한 확장적인 인식은 기증자나 기증받은 기관뿐 아니라, 사실상 미술품 자체로 보아서도 가치 있고 유익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기증된 작품들은 전시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알려지고 사랑 받을 기회를 얻을 뿐 아니라, 큐레이터와 전문 학자들에 의해 작품의 내용이나 시대적 배경, 재료적 측면 등에 대해 연구될 것이며, 보수나 수복 전문가들에 의해 정기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미술작품들은 공공의 영역으로 편입됨으로 인하여 그 진정한 미술사적 중요성이나 가치에 대한 연구, 평가의 기회를 얻고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거듭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옥진 대표는 1975년 부산에 공간화랑을 개관한 이래 쉬지 않고 성장의 잠재력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그 수익금으로 역량 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작업할 수 있는 양질의 환경을 열어주는 미술인으로서의 길을 걸어오고 계십니다. 더 나은 기증문화를 선도해 온 신옥진 대표의 이번 기증은 기증문화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사회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기증된 작품들 중에는 장욱진, 전혁림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한국 작가들을 비롯하여 우메하라 류사브로, 후지타 츠구지 등의 일본 작가들, 그리고 더 나아가 2차대전 이후 미국을 세계문화의 중심지로 이끄는데 기여한 대표세대인 윌렘 드 쿠닝이나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스타인 등 구미 작가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미술품 기증이 가진 공적인 가치를 기리는 동시에 20세기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