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위한 시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갤러리]

2019년 12월 30일 - 2020년 04월 29일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갤러리

사진으로 작업하는 김수강(1970- )은 일상 속의 소소하고 보잘 것 없는 사물들을 사진의 대상으로 선택합니다. 김수강은 사진의 대상을 찰나의 순간에 두는 대신 마치 회화처럼 반복적으로 그려내는데, 이는 작가가 ‘검 바이크로메이트(Gum Bichromate)’라는 19세기 사진 인화술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제작하기 때문입니다. 다소 수행적 방법인 이 인화방식은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여러 번 인화를 반복해야 합니다. 이러한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은 대상을 수십 번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작가의 선택 순간만이 개입되는 일반적 사진과 달리, 김수강의 사진에는 작가의 수고스러움과 손맛, 행위가 녹아있습니다. 이러한 회화적인 방식으로 인해 최종 결과물은 사진이면서도 그림 같은 모호한 지점에 놓이게 됩니다.

작가는 거대한 힘 앞에 섰을 때 발생하는 숭고의 감정을 소소하고 보잘 것 없는 사물을 바라볼 때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것 자체로 인생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 대해 다시금 회고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전시부문: 사진 22점
참여작가: 김수강